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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영화 많이 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자주 즐겨보고 있습니다. 보면서 영화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기법들도 유심히 지켜보며 편집을 어떻게 했는지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영화의 기법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플롯에 대한 설명입니다. 서사 작품 속에서 개별적인 사건의 나열을 뜻합니다. 스토리는 일반적으로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가를 시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인데 반해 플롯은 외적인 동시에 심리적인 것으로서 양자 관계의 발전 양상이 작품 속에서 질서를 갖추게 된 것입니다. 신데렐라의 내용은 하나지만 다루는 방식에 따라서 여러 가지 구성이 생겨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관점이 간과하고 있는 점은 인과관계 이외의 작용력으로 사건들을 연관시키는 작품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피카레스크 양식의 소설들은 같은 등장인물이 나온다는 점 말고는 사건들이 서로 연관되지 않고 장소나 역사적 배경 혹은 모티브로 엮는 작품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작품들에 대해서 우리는 구성이 없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어떤 비평적 입장은 작품이 사건과 등장인물의 성격, 테마 가운데에서 무엇을 우위에 두느냐에 따라서 플롯을 구분하고자 하지만, 복잡한 서사 작품에서 사건은 인물 성격의 결과이거나 성격이 사건의 결과를 이루고 등장인물이 사고하고 느끼는 것 역시 사건이라고 봐야 하는 등의 난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다음 영화의 기법은 맥거핀입니다. 이는 속임수, 미끼라는 뜻을 의미합니다. 영화에서는 서스펜스 장르의 대가인 알프레드 히치콕이 고안한 극적 장치를 말합니다. 극의 초반부에 중요한 것처럼 등장했다가 사라져버리는 일종의 헛다리 짚기 장치를 말합니다. 관객들의 기대 심리를 배반함으로써 노리는 효과는 동일화와 긴장감 유지입니다.


맥거핀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찾고 있는 사람이나 물건일 수도 있고 그 외의 어떤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중요해보이지만 실은 극 전개에 아무런 구실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히치콕에게 맥거핀은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영화 싸이코에서의 돈 가방이 대표적인 것입니다. 극적 기능이 없다고 해서 맥거핀이 무용한 지적 유희인 것만은 아닙니다. 히치콕에게 맥거핀은 서스펜스를 이끌어 내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관객의 주의를 끌다가 놓아버리는 조절을 통해 히치콕은 몰입과 이완의 효과를 자유자재로 구사합니다. 맥거핀의 진정한 가치는 의미의 상실, 다시 말해서 무가치함에 있습니다. 맥거핀의 무가치한 특성은 관객들에게 비판적인 태도를 가지도록 합니다.


히치콕은 관습적으로 주목을 받는 대상을 맥거핀으로 사용해 관객들의 김을 빼놓습니다. 관객은 스스로의 믿음과 판단력이 조롱당했음을 깨닫게 되지만 이 때문에 불쾌함을 느끼기보다는 성찰의 기회를 갖게 됩니다. 이것은 히치콕이 바라보는 세계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무의미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무가치한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행위는 히치콕의 영화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상황들처럼 무지와 오해로 인한 아이러니한 세계를 형성합니다. 히치콕 이후의 감독들은 극적 재미를 위한 트릭으로 맥거핀을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음 설명드릴 영화의 기법은 미장센입니다. 미장센은 원래 연극무대에서 사용되던 프랑스어로 연출을 의미합니다. 연극을 공연할 때 희곡에는 등장인물의 동작이나 무대장치, 조명 등에 관한 지시를 세부적으로 명시하지 않으므로 연출자가 연극의 서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무대 위에 있는 모든 시각대상을 배열하고 조직하는 연출기법을 말합니다.


연출가는 희곡을 무대화하기 위해 각 장면 또는 각 시퀀스의 미장센을 결정하게 됩니다. 이 용어는 1820년경부터 연극상연을 위한 인원이나 재료의 총체를 나타내는데 사용되었으나 1835년부터는 무대표현의 각종 방법을 종합 통일하는 조작과 기능을 가리켰으며 19세기 말부터는 무대 표현상의개성적 예술 활동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었습니다.

미장센이라는 용어는 영화감독의 연출작업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이기도 하지만, 좀 더 영화적인 의미로는 몽타주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미장센은 제한된 장면 안에서 대사가 아닌 화면 구도, 인물이나 사물 배치 등으로 표현하는 연출자의 메시지, 미학 등을 말하며 다양하게 촬영한 장면들의 편집으로 표현한 영상미를 나타내는 몽타주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됩니다. 몽타주가 편집을 통해 영화의 주제를 드러낸다면 미장센은 한 화면 속에 담기는 이미지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주제를 드러내도록하는 감독의 작업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미장센 기법의 영화들은 기존의 몽타주 영화와 다르게 짧게 편집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보여주는 롱 테이크나 한 화면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배치된 물건들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딥 포커스와 같은 기법들이 많이 사용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영화의 기법은 몽타주입니다. 유럽에서는 영화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모든 쇼트와 장면들 그리고 시퀀스들을 최종적인 영화로 편집하는 과정을 가리킵니다. 몽타주는 기계적인 편집 과정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기도 합니다. 즉 영화의 전체적인 효과를 고려하여 빌딩의 블록처럼 예술 작품을 구축해 가는 과정으로 창조적인 예술 행위로서의 편집입니다. 편의적으로 단순히 이야기를 연결시키는 서술 몽타주, 상대적으로 예술적 감수성에 더 집중하는 표현적 몽타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에이젠슈테인의 몽타주 이론은 충돌의 편집으로 요약됩니다. 그의 이론적 강조점은 개별적인 쇼트들을 극적으로 병렬시킴으로써 이미지들의 상호 작용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에게 있어 편집은 섬세한 연결이 아니라 거친 충돌이며 서로 다른 두 개의 쇼트가 부딪쳐 새로운 관념을 창출하는 행위입니다. 그는 연속성이 아니라 일종의 헤겔의 변증법적 충돌과 대조를 강조했습니다. 이 변증법에서 개개의 쇼트는 하나의 조직이고 하나의 테제는 다른 하나의 안티테제와 병렬되며 이때 양자의 테제는 개별적인 쇼트가 본래부터 갖고 있지는 않았던 중요성과 종합을 성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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